화자 1 00:00 세상을 정복하려는 미친 과학자 레드 사이언티스트 우울에 빠졌지만 개쩌는 그림을 그리는 천재 화가 이렇게 어딘가 이상한 천재 캐릭터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미지입니다. 그렇다면 왜 천재들은 이렇게 하나같이 나사가 빠져 있을까요? 천재면 나사가 빠지게 되는 걸까요? 오늘의 교양 만두는 창조와 광기입니다. 여기 너무너무 우울한 추추가 있습니다.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요? 병원에 가 현대에는 우울증 및 정신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질병으로 인식합니다. 하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고대의 인식은 사뭇 달랐는데요. 고대 그리스에서는 모든 것을 신과 연관지어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환청을 들으면 헉 신에 계시다 간질 발작으로 쓰러지면 벅 천벌이다 라고 생각했죠. 특히 환청 착시 환각 등의 증상은 신적인 재능으로 여겼습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의 영웅인 잔 다르크는 어느 날 천사로부터 계시를 받았다며 프랑스 왕을 찾아가 군사를 이끌게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화자 1 00:59 이후 잔 다르크는 100년 전쟁에서 영국군을 싹 다 쓸어버리며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는데요. 그녀가 겪은 계시가 현대에 와서는 조현병이나 간질 발작으로 인해 환각 환청 증상을 겪은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죠. 이외에도 고대 그리스 사상가 플라톤은 이런 우울한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그는 심지어 우울한 시인들을 국가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가를 이성으로 통치해야 하는데 시인들이 자꾸 f 감성으로 방해를 하고 있잖아. 하지만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은 달랐죠 우울한 감정은 쓸데없는 게 아니고 창조의 밑바탕이 되는 탁월한 능력이야 정신질환과 창의력에 연관성이 있음을 제시한 최초의 의견이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요런 관점은 점점 발전되어 병적학이라는 학문으로 탄생하게 되는데요. 병적학이란 정신질환과 창의력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과거 뛰어난 예술가나 사상가 과학자들의 전기 일기 여친에게 보낸 은밀한 편지 등 사생활을 탈탈 털어서 역추적하는 방법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화자 1 01:56 이렇게 다소 토커스러운 방식으로 연구된 병적학은 꽤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도 했는데요. 천여 명의 저명 인사를 추적한 결과 천재성과 정신장애 사이에 유의미한 통계를 발견했죠. 그중에서도 시인은 약 77%가 우울 장애를 앓고 있었는데요. 천재적 과학자의 9% 위대한 시인의 20%가 정신질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아는 위인 중 정신질환으로 고통받았던 인물들은 누가 있을까요? 일본의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인 쿠사마 야요이는 어릴 적부터 조현병을 앓았습니다. 그녀의 주증상은 물방울 무늬를 보는 환각이었는데요. 바닥과 벽은 기본이고 심하면 사람의 팔이나 얼굴에도 점들이 따글따글 보여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다고 합니다. 이 공포스러운 물방울을 견디다 못한 야요이는 자신이 본 것을 그림으로 옮겨 담기 시작하는데요. 그림을 그리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조현병의 고통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죠.
화자 1 02:51 그런데 성인이 된 그녀가 조현병 치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의외의 일이 일어납니다. 바로 조현병 증상이 있을 땐 뛰어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었지만 약물 치료로 조현병 증상이 사라지면 작업이 불가능해지게 된 것인데요. 그녀의 예술 활동은 조현병을 잊기 위해 시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병이 오히려 창작의 원동력이 되었던 거죠. 다방면으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지리는 탈인간 스펙의 소유자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런데 이런 그가 adhd라는 가설이 있습니다. 그가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미술 조각 발명 건축 식물학 해부학 천문학 음악 등으로 아주 다양한데요. 바로 이 찍먹하는 습관이 adhd의 특징이라는 주장입니다. adhd의 주증상은 일을 끝맺지 못하고 계속 새로운 일을 벌이며 끈기와 주의력이 부족하다는 것인데요. 다빈치는 하루에 약 20시간을 일에만 매달렸지만 마음 가는 대로 이것저것 손대는 습관 때문에 시작한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합니다. 그림을 의뢰받고도 시작조차 안 하거나 아직 미완성이라며 의뢰인에게 작품을 전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네요.
화자 1 03:49 다빈치한테 외주진 부자들 속 터졌을 듯 때문에 그가 화가로서 67년간 완성한 그림은 평생 스무 점도 되지 않는다고 하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모나리자는 그리는 데에 무려 14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지만 미완성이라며 끝내 의뢰인에게 전달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눈썹 일부러 안 그린 게 아니고 아님 킥킥 하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죠. 이처럼 끈기가 부족한 레오나르도의 모습에 글을 후원해 주었던 교황 레오 10세는 너무 빡친 나머지 이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라고 악플 아니 혹평을 하기도 했다고 오히려 자신의 정신질환이 낫지 않기를 바랐던 위인도 있습니다. 바로 절규로 유명한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입니다. 뭉크는 어려서부터 정신적으로 무수한 억까를 당했는데요. 집안은 불우했고 아버지는 우울증에 시달렸으며 어머니와 누나는 결핵으로 사망합니다. 다른 여동생은 정신분열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죠.
화자 1 04:46 결국 뭉크는 자기도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강박관념에 시달립니다. 뭉크가 앓았다고 전해지는 정신질환은 대략 불안 불면증 대인공포증 건강염려증 조현병 등 아주 다양했는데요. 이렇게 다양한 정신질환으로 고통받았지만 뭉크는 오히려 좋아 메탈을 쓰기로 합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기반으로 그린 역작이 바로 뭉크의 절규입니다. 절규는 뭉크가 산책 중 노을을 보고 신경증이 도졌던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인데요. 노을이 마치 불꽃과 피로 느껴지며 자연의 비명이 들려 공포에 떨었던 감정을 그대로 옮겨 담은 것이라고 합니다. 뭉크는 직접 나는 정신병이 낫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정신병은 나의 그림이 도움이 된다고 밝히기도 했죠. 아이의 정신질환을 하나의 기법으로 발전시킨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살바도르 달리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편집증에 시달렸는데요. 편집증은 망상 장애의 일종으로 타인을 의심하고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는 것이 주요 증상입니다. 하지만 달리는 이를 이용하여 편집증적 비판적 방법이라는 초현실주의 예술 기법을 새로 만들어 버리는데요.
화자 1 05:46 망상적 사고를 하는 정신질환자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착안하여 초현실 세계를 마치 실제처럼 극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방식이죠. 이 기법의 핵심은 의도적으로 망상적 사고를 해야 한다는 건데요. 달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 기억의 지속도 이런 사고방식을 토대로 탄생한 것이죠. 달리는 망상을 잘하는 법으로 무의식을 활용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무의식에서 이미지를 잘 끌어오기 위해 그는 꿈에서 깨자마자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빛님들 오늘은 꿈을 바로바로 메모할 수 있는 꿀팁을 알려드리려 해요. 바로 열쇠를 손에 쥐고 잠드는 건데요. 이러면 깊게 잠들기 전 손에 힘이 빠지면서 열쇠를 떨어뜨리게 되니까. 바로 깨서 메모할 수 있어요. 달리는 이 방법에 꽤 진심이어서 다니는 강연마다 이 방법을 적극 추천했을 정도였죠 그런데 여러분 달리가 진짜로 편집증을 겪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의 발상이 일반인과 다른 건 사실이지만 스스로 천재라고 부르며 관심받기를 좋아했던 그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쇼를 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죠.
화자 1 06:45 진실은 알 수 없지만, 달리가 정신병리적 관점을 바탕으로 창조의 원동력을 삼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간적하기 흥미로운 건 사실이지만 명확한 한계도 존재합니다. 과거의 인물을 역추적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텍트를 증명할 길이 없고 가설로 밖에 남을 수 없다는 것 또 너무 정신 이상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과잉 해석을 할 수도 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오 신기하다 하고 가볍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교양 만두였습니다.